무더운 여름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모기들이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는 요즘입니다. 이에 따라 말라리아에 관한 걱정도 점점 커지고 있는데요. 오늘은 말라리에 대해, 그리고 말라리아의 치료와 예방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말라리아는 학질원충에 감염된 모기에 물려 발생하는 급성 열성 전염병입니다. 말라리아를 일으키는 원충은 주로 열대 및 아열대 지역에서 발견되며,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지역에서 발생합니다. 이 질병은 전 세계적으로 매년 수백만 명의 감염자를 발생시키며, 그중 많은 수가 사망에 이르고 있습니다. 말라리아는 공기나 일상적인 접촉으로는 전염되지 않으며, 감염된 모기의 흡혈로 전파됩니다.
말라리아의 주된 원인인 학질원충은 모기의 타액을 통해 인체로 들어가 간과 적혈구를 침범합니다. 감염 후 잠복기를 거쳐 전형적인 증상이 나타나기까지는 보통 7일에서 30일 정도 소요됩니다. 말라리아의 주요 전파 매개체는 얼룩날개모기이며, 이러한 모기는 주로 밤에 활동합니다. 따라서 말라리아 예방을 위해서는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말라리아 증상
초기 증상
말라리아에 감염되면 초기에는 비특이적인 증상들이 나타납니다. 첫 증상으로는 발열, 오한, 두통, 근육통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은 감기나 독감과 유사해 초기에는 쉽게 구별하기 어렵습니다.
특징적인 증상
말라리아의 특징적인 증상으로는 주기적인 발열이 있습니다. 감염된 원충의 종류에 따라 발열 주기는 다르지만, 대체로 48시간 또는 72시간 간격으로 고열이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말라리아 증상은 크게 세 단계로 나뉩니다.
첫 번째는 오한기로, 갑작스럽게 심한 추위를 느끼고 몸이 떨리는 단계입니다.
두 번째는 고열기로, 체온이 39도 이상으로 급격히 상승하며 피부가 뜨겁고 건조해지는 단계입니다.
세 번째는 발한기로, 체온이 정상으로 돌아오면서 땀이 많이 나는 단계입니다. 이 단계가 끝나면 환자는 매우 지치고 피로를 느끼게 됩니다.
합병증
말라리아가 심각해지면 비장 비대, 빈혈, 황달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열대열 말라리아의 경우 뇌성 혼수, 급성 신부전, 간부전 등의 중증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말라리아가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면 신속하게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말라리아 치료
클로로퀸 치료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삼일열 말라리아의 경우, 클로로퀸이 주요 치료제로 사용됩니다. 클로로퀸은 적혈구 내 원충을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며, 비교적 안전한 약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치료 과정에서는 클로로퀸을 3일간 복용하고, 이어서 프리마퀸을 2주간 복용하여 간 내 휴면체를 제거합니다. 이는 말라리아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내성 말라리아 치료
열대열 말라리아와 같은 내성이 있는 말라리아의 경우, 메플로퀸, 아토바쿠온/프로구아닐, 피로나리딘/아르테수네이트 등이 사용됩니다. 이러한 약물은 경구용으로 투여되며, 중증 환자의 경우 정맥주사를 통해 치료가 이루어집니다. 특히 열대열 말라리아는 조기 진단과 신속한 치료가 매우 중요합니다. 치료가 늦어지면 사망률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가응급치료
말라리아에 감염되었다면, 치료는 단순히 약물을 복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환자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필요한 경우 수액 치료와 같은 보조적인 치료도 병행해야 합니다. 또한 말라리아 치료는 반드시 끝까지 완료되어야 합니다. 치료를 중단하거나 불완전하게 끝내면 내성 문제와 재발 위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자가응급치료도 고려될 수 있습니다. 말라리아 위험 지역을 여행 중일 때는 응급약을 준비하여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자가치료는 어디까지나 응급 상황에서의 임시 방편일 뿐, 가능한 한 빨리 의료기관을 찾아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말라리아 예방접종
예방 주사
말라리아 예방접종은 현재까지 상용화된 백신이 없으며, 예방약을 통한 예방이 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말라리아 백신 개발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일부 백신이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2021년 세계보건기구(WHO)는 최초로 말라리아 백신 모스퀴릭스(Mosquirix)를 승인했습니다. 이 백신은 예방률이 39%, 중증 예방률이 29%로 최대 4번 접종해야 하며, 몇 달이 지나면 효능이 사라지기도 합니다.
모스퀴릭스는 영국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에서 개발한 백신으로, 1987년부터 개발이 시작되어 2019년부터 임상시험이 진행되었습니다. 비록 예방률이 높지는 않지만, 이 백신은 말라리아 치료제와 함께 사용될 경우 입원율과 사망률을 70%까지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2023년 10월, WHO는 또 다른 말라리아 백신인 매트릭스-M을 승인했습니다. 이 백신은 모스퀴릭스와 성능이 비슷하면서 가격이 저렴하여 더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생활 속 예방법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책입니다. 모기가 많이 활동하는 시간대인 저녁과 새벽에는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외출 시에는 긴 소매와 긴 바지를 착용하여 피부 노출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야간 외출 시 밝은 색 옷을 입는 것도 모기를 덜 끌어들일 수 있습니다.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DEET 성분이 포함된 모기 기피제를 피부에 바르면 모기에 물리는 것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취침 시에는 모기장을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말라리아 위험 지역에서는 모기장을 사용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집 주변에 고인 물을 제거하여 모기 서식지를 없애는 것도 중요합니다. 물이 고여 있는 곳은 모기의 번식지이므로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제거해야 합니다.
말라리아 예방접종과 예방 약물은 모두 말라리아에 대한 효과적인 방어 수단이지만, 완벽한 예방을 위해서는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말라리아 유행 지역을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출발 전에 반드시 예방 접종과 예방 약물에 대해 전문가와 상의하고 철저히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